아쿠타가와 류노스케 - 군함 콩고 항해기 (4) 칸코레

....으으 옛날식 영단어 표기 OUT !

근대문학은 뭐든지 구식 표기가 너무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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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의 중간 부분부터 갑니다)





엘리베이터가 멈췄다고 생각했을 때

먼저 와있었던 핫타 기관장이 밖에서 문을 열어주었다.

그 열린 문 사이로 기관실 안을 봤을 때,

내가 먼저 떠올린 것은 '파라다이스 로스트' 가 시작하는 1장이다.

이렇게 말하면 과장해서 말하는 것처럼 들릴 지도 모르지만,

결코 그렇지는 않다.

눈 앞에는 엄청 큰 보일러가 몇 대나 분화하는 화산처럼

소리를 내면서 줄지어있다.

보일러 앞의 통로는 지극히 비좁다.

그 좁은 곳에 매연 때문에 시커멓게 된 기관병이 색유리를 끼운 안경을

목에 걸면서 바쁜 듯 움직였다.

어떤 이는 삽으로 보일러 안에다 석탄을 퍼넣는다.

또 다른 이는 석탄칸에 석탄을 쌓아서 밀고 온다.

그것이 모두 보일러의 입에서 나오는 작열한 빛을 받아서

무시무시한 실루엣을 그려내고 있다.

그것도 엘리베이터를 나온 우리들의 얼굴에는

끊임없이 석탄의 가루가 덮였다.

게다가 뜨거운 것 또한 장난이 아니었다.

난 반쯤 멍하니, 이러한 인간이라 생각할 수 없는

엄청난 노동의 현장을 목격했다.

그 안에는 기광병 한 명이 내게 색유리 안경을 빌려주었다.

그걸 눈에 대고 보일러 입구를 응시하니,

유리의 녹색 저편에는 태양이 녹아내린 듯한 불덩어리가

폭풍같은 기세로 타오르고 있었다.

그래도 중유가 타오르는 것과 석탄이 타는 것은

아무 것도 모르는 초짜 눈에도 구별이 간다.

단 하나, 어떻게 할 방법이 없는 건 화기火気다.

여기서 일하고 있는 기관병이 세 시간의 교대 시간 중에

각자 몇 병씩이나 물을 마신다고 하는 것도

더욱 무리도 아니다.



4.


그러고 있으니 기관장이 우리들 쪽으로 와서

"이게 석탄저장고입니다" 라고 말했다.

그리고 말을 좀 하는가 싶었더니,

갑자기 어디론가로 사라져 보이지 않게 되었다.

잘 보니까 측면의 철판에 사람 한 명이 겨우 기어갈 수 있을 정도의 구멍이 나있었다.

거기서 우리들은 모두 한 명씩 , 바닥을 끌지 않을 정도로만

그 구멍을 통해 안으로 들어갔다.

안에는 높은 곳에 전등이 하나 켜져있을 뿐이니까

거의 밤과 흡사한 어둠이었다.

우선 광산의 수직 갱도 바닥에 서있는 것 같은 느낌이라 생각하면 틀리진 않을 거다.

나는 굴러다니는 석탄을 밟고, 그 높은 곳에 있는 올려다 보았다.

어렴풋한 빛의 고리 안에 벌레같은 게 분분히 검게 움직이고 있었다.

눈 내리는 날에 하늘을 보면, 눈이 재灰 를 감고 있는 것처럼 검게 보인다.

- 그 정도의 상태다.

나는 금새 그게 공중에 떠다니는 석탄가루라는 걸 알아챘다.

이 안에서 일하고 있는 기관병을 생각하면

거의 나처럼 '육체를 가진 인간'이라 생각되지 않는다.


실제로 현재도 두,세 명 이러한 어두운 석탄창고 안에서

석탄을 삽으로 퍼내고 있는 기관병의 모습이 보였다.

그들은 모두 묵묵히 운명인양 일하고 있다.

밖에는 바다가 있고, 바람이 불고, 햇빛이 비치는 줄도 모르는 인간처럼 일하고 있다.

나는 묘하게 불안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누구보다도 먼저 원래 입구를

보일러의 앞으로 기어나갔다

그러나 여기서도 역시 엄청난 노동이

철과 석탄의 화기 속으로 아무런 망설임없이 계속하고 있다.

바다 위의 생활은 육지 생활과 다름없이 고되다.


엘리베이터로 배 밑바닥부터 올라와서

중갑판에 있는 자신의 캐빈으로 돌아와 카키색 작업복을 벗으니

겨우 원래 인간의 모습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오늘은 아침부터 배 안을 빙빙 걸어다녔다.

포탑, 수뢰실, 무선통신실, 기계실, 기관실...

살펴보기만 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그게 어디를 가더라도 공기가 숨막힐 정도로 뜨뜻미지근하고

여러 기계가 맹렬하게 작동하고 있고,

쇠바닥과 난간이 기름으로 반짝반짝 빛나고 있고

나처럼 노동이랑 인연이 먼 자는

5분을 그곳에 있으면 정신이 지칠 것이다.

그렇지만 그 사이에 끊임없이 어떤 생각이

내 머리에 들러붙어 있었다.

그건 유럽 전쟁이 시작된 이래,

내 나이 또래의 사람이 대체로 생각하게 되는 어떤 이상적인 사고다.

지금 이 캐빈의 침실 위를 뒹굴거리며

지친 발을 쉬게 하면서

가져온 오베르만의 혈을 넘기는 와중에도

그 생각은 역시 날 떠나지 않는다.


이건 그 후의 일이다만, 석식을 마치고 사관실 제군과 얘기하고 있으니

상갑판에서 와아~하는 소리가 들린 적이 있다.

뭐지 ? 하고 생각해서 해치로 올라가서 보니까

제4포탑 뒤에 배에 있는 수병이 떼거지로 몰려있었다.

그리고 그 자들 모두, 커다란 입을 벌리고 '용감한 수병' 이라는 군가를 제창하고 있었다.

캡스턴 (=capstan) 의 위에 갑판사관이 올라가 있는 건,

노래의 음을 잡아주기 위해서인 듯하다.

이쪽에서 보기에는  그 사관과 함미의 군함기가

천 명 정도의 수병의 머리 위로 구름끼며 노을진 하늘을 가르며

묵을 칠하는 것처럼 검게 보였다.

아래에선 모두가 갈라지는 목소리를 내며

"연기도 보이지 않고, 구름도 없이" 라고 부르고 있었다.

나는 이 때도 다시 그 생각이 엄습해왔다

힘차게 불러야 마땅할 군가 소리가

내게는 오히려 처량한 느낌으로 들렸기 때문이다.

나는 오베르만을 꺼내들고선 눈을 감았다.

함은 약간 흔들리기 시작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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컹거는 인간을 포기한 자들의 노동으로 움직이고 있는 거에YO !!

자, 일하세요 군바리들아 (어이)










덧글

  • 레이오트 2015/03/17 14:01 #

    푸강아 컹거의 그 성격이 어디서 나왔는지 잘 알았습니다!
  • 네리아리 2015/03/17 14:48 #

    크으...고되구만
  • 주사위 2015/03/18 10:18 #

    초극한직업이군요.
    기광병으로 오타내신 부분 있습니다.

    현대일본어의 외래어 카타카나 표기도 짜증나는 판에 구식표기라니요. OTL

    대항해시대5 이벤트 정보 글 쓸때 그놈의 카타카나 표기때문에 매번 구글지도의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찾아보면 실재 존재하는 지역이 많더군요. 너무 깨알같아서 확대해서 찾아야 보이는 곳도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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