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파 일본 출장기 - 20140519 잡담

드디어 제가 일을 할 때가 왔습니다

평소에도 일본에 체류할 때는 일찍 일어나는 편이지만, 그 날에는 신경을 더 썼습니다

납품업체는 갑 !! 저는 으리 (=을) 니까요 !! (재밌냐...)

후다닥 씻고 아침 7시에 호텔 체크아웃

처음에 프론트 안내원이 말한 대로 나갈 때 현금계산을 합니다
(물론 중간에 돈 떼먹고 튈까봐 고갱님의 신용카드로 미리 계산하는 센스를 보여주십니다
당연한 얘기지만 현금 계산을 하면 신용카드 결제는 취소하고 문서는 파기합니다)

정장을 입고 구두를 신은 채로 그노무 무식한 캐리어 (=30kg !!) 를 끌고 다니는 모습은...

주변 사람들이 봤으면 아주 볼 만 했을 겁니다

여튼 코쿠라 역에 도착을 해서 칸다 역까지 가는 표를 끊고 (편도 370엔입니다 고갱님)

플랫폼으로 가는데....아이쿠야, 그걸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그날은 월요일...그리고 제가 역에 도착한 것은 아침 7시 20분...

그렇습니다, 일본 지옥철을 쌩으로 체험하게 된다...그 소립니다

아놔...가뜩이나 사람도 많은데 짐까지 들고 들어가면 민폐 of 민폐

어쩐지 주위 사람들이 날 째려보더니만...미안합니데이...

근데 생각 외로 칸다 역까지는 금방이라서 깜짝 놀랐습니다

되게 오래 걸릴 줄 알았는데, 경치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으니까 바로 도착.


여기도 에스컬레이터나 엘리베이터가 없나~ 하고 살펴보는데 있습니다, 엘리베이터

만약에 없었으면 겁나게 무거운 이놈을 들고 계단을 왕복...

드디어 개찰구를 통과해서 밖으로 나왔습니다

어디 한 번 사진이나 찍어볼까나...하고 생각했는데





여기가 칸다역. 도쿄도의 칸다(神田)가 아니라 후쿠오카 키타큐슈 시의 칸다(苅田)입니다



우와~썰렁해...근데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 풍경이기도 하고...

주변에 지나다니는 사람이 거의 없었습니다

가만 그게 중요한 게 아니고 택시를 타야 하는데 택시....


짜잔 !! 택시를 발견했습니다 !!
(사진에서 보면 왼쪽에 있는 검은 승용차랑 붉은색 도로위에 있는 차량)



이렇게 어이없이 발견할 줄 알았으면 조금 느긋하게 오는 건데...쩝

저는 바로 위 사진을 찍었던 시점에서 바로 직진 루트에 있는 택시를 탔습니다

너무 일찍가면 안 되니까 5분 정도 빈둥거리다 탑승을 했는데 그래도 딱 맞춰서 가기는...


후로에 : 기사 님, N 샤타이로 가주세요

기사 님 : 네, 지모토로 가면 되죠 ?

후로에 : 네? 잘 못 들었습니다 ?

기사 님 : N사로 가시는 거 아니우 ? 

후로에 : 네, 맞는데요 ? 그 뭐냐 N 샤타이 큐슈요. 공장이던데.

기사 님 : 그게 지모토에요


여기서는 N사 공장을 지모토라고 부르는 것 같습니다

어디까지나 제 기억에 의존을 해서 적은 것이니까 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만...

여튼 택시에 타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서 바로 정문 앞에 도착을 했습니다

근데 무슨 검문소 비스무리한 것이 있길래 기겁...


기사 님 : 형씨 쭉 들어가면 되지 ?

후로에 : 에또...여기서 내려주세요

기사 님 : 응 ? 정문에서 절차 밟고 들어가야 할텐디. 형씨가 어딜 들어가는 지는 모르겠지만

여기 꽤나 넓어서 정문에서 내리면 걸어가는 거 한참이우.

후로에 : 에, 그럼 잠시 기다려주세요, 후딱 끝내고 올테니.



그렇게 쭈뼛쭈뼛 정문 수위실로 들어갔습니다


후로에 : 안녕하세요, 실례합니다만 xx 부서의 xx OOO 씨를 만나러 왔습니다만, 연락 주실 수 있으신가요 ?

수위 아저씨 : 에, 어느 회사에서 오셨나요 ?

후로에 : 한국의 T모 사에 (본명)이 왔다고 하면 아실 겁니다

수위 아저씨 : 예, 알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그러기를 1,2분 담당자랑 통화를 하시더니만


수위 아저씨 : 저기 종이 있는 거 보이시죠 ? 그거 하나 가져가셔서 작성하신 다음에

저한테 보여주세요.


대충 짐작하셨겠지만 그 종이에는 

방문자의 회사랑 이름, 직함, 어떤 용건으로, 어느 부서의 누구누구를 만나러 왔고

마지막에는 여기에 담당자를 만났다는 증거로 도장이나 서명을 받아오쇼 !! 라는 내용이 적혀있습니다.

다 적어서 종이를 들고 가니까 도장을 찍어주시더니


수위 아저씨 : 이제 어디로 가셔야 하는 지 알려드리겠습니다.


라고 하시더니 대충 저기에요~ 라고 손가락으로 가리키시고, 택시 기사 님한테도 알려주셨습니다

거기로 가서 택시에서 내렸는데....

암만 시간이 지나도 담당자처럼 생기신 분이 지나가질 않고, 일반 사원이.....

그리고 N사의 사가가 웅장하게 울려퍼지는데...

뭔가 잘못 찾아온 것 같은 안 좋은 예감이 들길래

후딱 담당자 분께 전화를 걸어서 help me 를....


후로에 : 안녕하십니까, T사에서 근무하는 xxx 입니다.

담당자 : 네 말씀하십시오

후로에 : 일단 본사에 들어왔습니다만, 여기서 어느 쪽으로 가면 되겠습니까 ?

담당자 : 지금 계신 곳이 어디십니까 ?

후로에 : 사무본관이라고 안내받은 곳에 있습니다만. 정문 기준으로 조금 직진하고 바로 오른쪽에 있는...

담당자 : 아, 혹시 3, 4층짜리 건물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

후로에 : 예 맞습니다

담당자 : 잠시 그곳에서 기다려주시겠습니까. 저희가 직접 가겠습니다


5분 지나니까 담당자가 통역을 데리고 오셨습니다

근데 제가 일본어로 인사를 하니까

"어, 일본어로 대화가 가능하세요 ?" 라고 하시던...

근무처까지는 같이 차를 타고 이동을 했습니다. 되게 넓다아~
(N사 내부는 보안 때문에 촬영을 할 수 없었습니다)

차에서 내리고 공장 내부로 들어가니까 어느새 통역은 사라지고

저랑 담당자 두 사람이서 일을 개시...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본관이 아니라 사무동으로 갔어야 했답니다

제가 잘못 들었거나 수위가 잘못 가르쳐줬거나...둘 중 하나...



이후 자세한 이야기는 생략하겠습니다

제가 N사에서 부당한 처우를 받은 것은 아닌데, 한국쪽 거래처 얘기까지 나오면

혈압이 올라가므로....



여튼 담당자 S씨는 되게 친절하게 업무 내용에 대해서 말씀해주시고

지금 거래하고 있는 내역의 문제점에 대해서 찬찬히 고려해주셨습니다

그 과정에서 한국쪽 담당자한테 전화도 몇 번 하고, 데이터도 알아보고...

샘플도 옮기고 재포장도 하고...

생각했던 것 보다는 덜 무서웠다고 해야하나요

헤어지기 전에 담당자 S씨한테

"처음에는 담당자라고 하셔서 4,50대 아저씨가 나오시는 줄 알았어요"

라고 하니깐 대폭소

업무를 마치고 택시 기다리는 시간까지 이리저리 얘기도 하다가 나왔습니다


이로써 제 일은 모두 끝이 났고, 교환받은 불량품을 무사히 국내로 가지고 들어가는 것만 남았습니다.

이 뒤의 일은 그리 시덥잖은 일이니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전철로 이동하고 밥먹고 노래방 가고, 고속버스 타고 공항에서 시간 때우다가 귀국하고...

이런 일로 학기 중에 일본에 와보는 것은 처음이었기에 신선한 경험이었습니다

이럴 때 아니면 언제 일본에 와보나요.



ps. 이번 출장으로 잃은 것


1. 경제학 수업 결석

2. 화요일, 수요일 이틀 연속으로 맛탱이가 가서 학교에서 골골거렸음

3. 시험공부...



덧글

  • 세피아 2014/05/26 11:11 #

    지모토란 것을 보니.... 지모토면 홈이란 건데. 규슈닛산차체만 해도 따로 독립법인으로 되어있습니다.

    이는 규슈닛산자동차도 마찬가지죠. 닛산차체 먼저 하고 그 뒤에 닛산자동차가 독립 법인을 규슈에 세웠습니다.(ㄷㄷㄷㄷㄷㄷㄷㄷㄷ)
  • 후로에 2014/05/26 14:52 #

    저는 닛산이라는 큰 기업만 생각하고 있어서
    그렇게 생각해보진 못했어요
  • 세피아 2014/05/26 18:59 #

    거 일본위키에 보면 규슈 닛산은 아예 독립법인이더군요.

    자회사라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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